검은 머리 사이로 보이는 흰 머리. 보기 싫어서 뽑기도 하고 염색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흰 머리가 보인다.

요즘은 중, 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대에서도, 심지어는 10대 학생들에서도 흰 머리를 볼 수 있다. 흰 머리는 왜 날까? 흰 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머리카락 색은 모낭 속 멜라닌 세포에서 합성하는 멜라닌 색소로 결정되는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이 색소가 부족해지는데 머리카락을 유지시키는 데에 필요한 영양분이 불충분해져 멜라닌 세포도 줄고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사람에게도 왕왕 새치나 흰머리가 나는데 또래에 비해 더 늙어 보이니 사회생활이나 개인생활에 있어서 흰머리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노화 현상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른 기능은 정상인데 유독 흰 머리가 먼저 난다는 것은 영양분이 머리로는 덜 올라가기 때문이다. 왜 덜 올라갈까?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심해서 그런 경우가 많지만 또 성격과도 관계가 있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면 영양분이 부족해지며 기운의 활동이 잘 안 되고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워져 머리카락까지 올라가는 기운과 영양분이 부족해지고 흰 머리가 잘 생긴다. 내성적인 사람은 겉으로 나타내지는 않으면서 마음속으로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을 말한다.

내성적인 사람도 강하고 약한 차이가 있겠는데 흰머리는 약한 내성적 사람에게 흔히 잘 난다. 기운도 좀 약해지면 성격도 활발한 편이 아니니 영양분이 머리카락까지 충분히 출입하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에 고집 세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사람도 흰머리가 잘 난다. 말하자면 봄 여름 날씨가 적당해야 가을의 결실과 겨울의 비축이 순조롭겠는데, 여름이 길면 결실이 알차지 않듯이 감정의 활동이 지나치면 머리카락까지 갈 영양이 잘 비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젊은 사람으로서 흰머리를 어떻게 좀 줄여 보고 싶으면 첫째, 원기가 왕성해질 것, 둘째, 느긋한 생활 태도를 가지도록 노력할 것, 셋째, 영양분이 부족하다면 영양분을 보충할 것, 넷째, 머리가 복잡하다면 신경을 맑힐 것, 이 네 가지를 기억하자.

약으로 말하자면 원기는 인삼 황기 계피 등이 대표적이겠고, 영양분은 은조롱 구기자 검은 참깨 산딸기 등이 있고, 신경을 맑히는 것으로는 국화꽃, 결명자, 창포 뿌리, 원지 등을 들 수 있겠다. 상세한 복용법은 이웃 한의원에 문의하면 될 것이다.

흰머리 이외에도 머리가 많이 빠진다든지 머릿결이 퍼석하니 윤기가 없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런 현상들도 결국 머리카락에 영양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이니 흰머리가 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모두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유 없이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가 치르는 대가가 아닐까? 엊그제까지 세상 물정 모르는 맑은 동안의 미소년이었는데 그 곱고 부드럽던 검은 머릿결은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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