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한해 내내 한숨만 쉬던 전선업계 관계자들이 새해를 맞은 기분은 어떨까.

지난해 전선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만성적인 수급불균형에 주요 원자재인 구리시세까지 바닥을 찍으며, 사상 최악의 위기를 몸소 겪었다.

동값이 하락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진 데다,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출혈경쟁으로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었다.

이로 인한 공포심은 전선업계가 역대 최초로 자발적 구조조정을 공론화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새해가 밝았다고 이 같은 상황이 나아질까. 여전히 전선업계 관계자들은 시름 섞인 한숨만을 내뱉고 있다. 여기에는 악재만 가득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경영진들의 속내가 그대로 담겨 있다.

문제는 얼음처럼 경직된 업계 분위기.

공장가동률은 줄어들고, 설혹 늘어난 업체가 있어도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 투자는 멈췄고 사람은 줄고 있다. “A기업은 결제가 어렵다. B사는 얼마에 매각된다” 등 떠돌고 있는 루머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성장이 아닌 생존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덕분에 출혈경쟁과 불공정거래, 불법·불량제품 등의 편법과 불법이 판을 치고, 동종업계끼리 사이도 나빠져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연말 열린 전선조합의 구조조정 세미나에서 가장 큰 화두가 다른 무엇도 아닌 ‘바닥까지 추락한 업계 내·외부의 신뢰성’이었으니 할 말 다했다.

업계 내부에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이 진정 반갑고, 다행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힘든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일부 기대를 걸고 살펴볼 희소식도 존재한다.

현재는 불황의 터널 속을 지나고 있지만, 열심히 뛰다보면 언젠가는 벗어날 수 있을 터. 그 위대한 도전 속에서 전선업계가 지치지 않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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