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확보・신사업 영역 확대로 ‘미래 50년 성장’ 첫 발 내딛을 것”

효성 중공업PG는 저가 수주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그러나 조석래 효성 前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2014년부터 총괄하면서 기막힌 반전이 일어났다. 첫해부터 흑자전환을 이룬 조 회장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수익성 위주의 수주와 신 시장 개척 전략을 통해 중공업 사업을 빠르게 안정화시켰다. 효성은 창립 50주년이던 2016년,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IB(투자은행)업계에선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중공업 부문도 고수익성 중심의 수주 확대와 불량률 축소, 원가·제품 경쟁력 확보 등으로 3분기까지 15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문섭철 효성 중공업PG 전력PU장을 만나 올해 사업 전략 등을 물었다.

▶2016년은 어떤 의미가 있었고, 주요 성과로는 어떤 게 있나.

“지난해는 최고의 품질 확보를 최우선으로 추진한 해였다. 국내와 해외 모두 시황 악화에 따른 경쟁 심화로 수주물량 확보가 쉽지 않았다. 특히 중동 오일 가격 인하에 따른 중동시장 침체로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사우디에서 차단기와 변압기 장기계약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둔 해이기도 하다. 지난해 수주는 2조원 내외 규모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업체들간 경쟁이 심화돼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5년 9월에 착공한 인도 차단기 공장을 6월에 완공해 중국의 변압기 공장에 이어 차단기까지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하게 된 것이 의미가 있다.”

인도 차단기 공장인 효성 T&D India는 연간 2000억 규모의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공장이 들어서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발한 지역으로 산업 인프라가 발달돼 있고 부품 조달이 매우 용이하다.

특히 인도 모디 총리는 제조업 활성화 대책인 ‘Make in India’를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효성 인도 차단기 공장은 ‘인도산 GIS’임을 강조해 현지 수주 기회를 확대할 수 있고 가격경쟁력을 최우선시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맞춤형 수주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시장 전망과 주요 사업계획 및 목표가 궁금하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고 중국, 인도 등 저가업체의 공격적인 시장확대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효성은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고 불량 제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기존 핵심시장을 수성함과 동시에 북미 등 품질 중시 시장을 개척하고 수주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생산부문에선 품질·원가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 영업부문에서는 신규시장 진입·확대, 현지영업 강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추진할 예정이다. 또 변압기와 차단기 등 기존 주력 제품군 뿐만 아니라,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와 ESS(에너지저장장치), 태양광 등 신사업 품목도 사업을 확대하고자 한다. 그동안 연구 개발해온 MMC STATCOM, 전압형 HVDC, ESS 등은 국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초고압 기기 수출 중심인 효성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과 브렉시트 등으로 글로벌 통상 환경이 보호무역주의, 신고립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효성처럼 매출규모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국가 인프라 확충과 관련된 산업에서 활동하는 기업에게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대응하려면 현지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제품경쟁력, 기술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업 본연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최고 품질의 제품 및 서비스를 공급해 고객에 만족을 줄 수 있다면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무역장벽 극복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생산 및 기술연구 조직간 긴밀한 협력, 상시적인 고객 니즈 파악, 지속적인 신 성장동력 발굴을 추진하겠다.”

▶4차 산업혁명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초연결성(Hyper-connected), 초지능화(Hyper-Intelligent)라는 키워드로 설명되는 4차 산업혁명은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고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지능화된 사회로 급격히 변모되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산업적 변화는 현재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스마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낼 것이다. 신기술 등장과 그 보편화 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끊임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의 흐름에 충분한 준비를 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에게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ICT 기반의 기술경쟁력’과 ‘신속한 대응력’이 아닌가 싶다.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 분야 인력의 확보 및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겠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중전기 제품도 기술과 정보의 융합을 통해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추진해야 이 같은 추세에 적응해 나갈 수 있다. 중전기자재는 전통적인 기계 제조업 분야의 품목이지만, IT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사용 상황을 제어 및 모니터링하고, 예방 진단, 수명 관리하는 제품·서비스의 생산 개발에 더욱 집중해 이런 변화 추세에 부응하고 있다. IT 기술과 중전기자재의 접목은 새로운 사업기회의 창출을 가져올 것이다. 올해엔 스마트 그리드의 핵심 기자재인 STATCOM, ESS,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 신사업 품목의 수주 확대를 지속 추진하겠다.”

▶덧붙여 하고 싶은 얘기는.

“기업은 고객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에,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전직원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올해 기본 경영방침은‘최고품질 확보’와 ‘신시장 진출 및 신사업 확대’다. 지난해가 ㈜효성의 창립 50주년이었고, 올해는 100년 효성으로 나아가는 후반 50년의 첫해다. 과거 50년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50년의 성장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향상을 위해 고품질 확보와 신사업 영역 개척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2017년엔 무결점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생산 시스템을 자동화, IT화하고, 기술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한편,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시장 확보를 적극 추진할 것이다. 이로써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데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프로필>

▲1959년 출생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1982년 효성 입사 ▲2004년 중공업PG 관리 담당 상무 ▲2009년 남통효성변압기유한공사 총경리 전무 ▲2014년 중공업PG 전력PU 초고압변압기 사업총괄 ▲2015년 중공업PG 전력PU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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