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본주의형 창조적 인재육성, 미래형 대학의 롤모델 제시하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명문사학 원광대학교가 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돼 큰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당당히 A등급을 획득하고, 올해 5월엔 정부의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에 선정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호남권 1위, 거점형 창업 선도대학 육성사업, 고교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3D 프린터 보급지원 사업 등 연이은 정부재정지원 사업 선정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만반의 채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런 원광대 변화의 중심에는 김도종 총장이 있다. 김 총장은 철학과 교수 출신답게 ‘문화자본주의형 인재를 양성하는 도덕대학’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로 무장한 창업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미래형 대학의 모델로 ‘1학과 1기업 1특허’와 ‘전교생 창업학교 이수’를 제시하는 김 총장으로부터 원광대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들어봤다.

▶원광대학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원광대학교는 원불교 개교정신을 바탕으로 지난 1946년 설립된 70년 역사를 가진 대학입니다.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최고의 명문사학으로서 ‘지덕겸수(知德兼修)와 도의실천(道義實踐)’이라는 교훈아래 16개 단과대학과 법학전문대학원을 비롯한 8개 대학원, 8개의 대학부속병원을 갖추고 있죠. 2만5000여명의 학생들이 학문을 연마하고 있으며, 학교는 학생 복지를 위해 496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저희 원광대학교는 대한민국의 신사업을 이끌 ‘문화자본주의형 인재를 양성하는 도덕대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문화자본주의형 인재란 인문학적 통찰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선도하는 인재입니다. 과거 산업자본주의시대, 금융자본주의시대에는 물질적 의식주 산업, 즉 대량생산을 위해 조직의 일부로 일해 줄 인재가 성공했지만, 이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로 무장한 창업역량을 갖춘 인재가 사회에서 앞서 나갈 수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희 원광대는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학시장은 상당히 왜곡돼 있어 무조건 서울에 있는 대학만 경쟁력이 있고, 지방대는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배여 있어 다소 안타깝습니다.”

▶총장으로 취임하신 지 2년이 되셨는데요. 지난 2년간의 주요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저는 지난 2년간 대학의 체질과 개념을 바꾸는 데 주력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는데, 그동안 대학은 별로 변한 게 없었거든요. 한국이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평가받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문턱에서 10년째 헤매고 있는 것도 대학의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도 정부와 대기업이 주도하는 성장모델의 한계라고도 할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이제 ‘1인 기업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1학과 1기업 창업’과 ‘전교생 창업학교이수’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 학과에서 이를 적극 추진토록 하고 있죠. 29개 학과에서 30개의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하는 성과를 거뒀고, 5개 기업은 법인등록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앞으로 ‘1학과 1기업, 1특허’로 확대하고, 창업지원 펀드, 마케팅 지원센터 설립 등을 통해 문화자본주의시대에 걸맞은 창조적 인재양성에 주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저희 원광대학교는 지속가능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가장 큰 경쟁력이 도덕성이라고 판단하고, 올해 국내대학 최초로 사회적책임 국제표준인 ISO26000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도 사회, 경제, 환경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률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원광대학교는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고, 창업을 확대하기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요.

“우리 학교는 2014년 중소기업청 지원의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된 이후 2015년 ‘거점형 창업 선도 대학’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이후 창업생태계 조성에 적극 힘쓰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시민들의 창업교육부터 아이템 발굴과 사업화를 위한 후속지원까지 이른바 패키지식 지원을 아낌없이 쏟고 있죠. 또 시대 변화를 반영해 기업과 학생들의 눈높이를 맞춰가려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익산은 대표적인 보석도시인데, 기업들은 대학교육을 마친 고급 인재를 뽑아다가 귀금속 가공 등 단순노동을 시키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이론보다는 직업실무교육을 하길 원하는 것이죠. 반면 학생들은 단순노동보다는 고급업무를 하려고 하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간격을 메우기 위해 학교에서는 3D프린팅 설계 기술을 가르치고, 기업들도 3D프린팅을 활용해 보석을 가공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원광대교만의 차별화된 교육과 특성화는 무엇인지.

“과거 대학의 이미지는 ‘고고한 상아탑’이고, 학생은 ‘취업’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면서 이제는 졸업할 때 홀로 설 수 있는 직업능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원광대학교는 미래형 대학의 모델이 바로 ‘1학과 1기업 특허’, ‘전교생 창업학교이수’라는 제시했습니다.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계도 모든 학과가 자기학과를 살릴 수 있는 학교 기업을 하나씩 창업해 입학과 동시에 인턴사원으로 취업해 월급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니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대학은 독립채산제가 가능하게 되며, 학생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품 혹은 서비스로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되죠. 실제 문화자본주의사회에서는 대기업보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1인 기업, 소기업이 강세입니다. 이제는 창업능력이 곧 취업능력입니다.

우리 학교는 또 다문화와 100세 현역 시대 등을 반영해 융·복합적 맞춤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의 폭넓은 지식습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4대 핵심역량 특성화인 ▲인문학적소양과 문화산업 특성화 ▲생명산업 특성화 ▲그린에너지 특성화 ▲중국사업 특성화에 전교적인 역량을 집중시키고, 각 분야에서 구성원 개개인 목표달성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4대 핵심역량 특성화 중 그린에너지 분야의 특성화 전략과 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그린에너지는 지구온난화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대안이자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갈 신성장동력입니다. 원광대학교는 그린에너지 특성화 기반 구축을 위해 ICT융합그린에너지연구원을 설립하고, 이를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 현재 수행하고 있는 LED, 자동차, 해양에너지 등의 인력양성사업을 태양광, 해상풍력, 전기안전 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저희 학교는 기후변화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북지역 4년제 8개 대학교와 그린캠퍼스 실천 협약을 맺고 저탄소 녹색성장(온실가스 줄이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도 하죠.

▶마지막으로, 남은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과 인생의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제 제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남은 2년 동안 대학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원광대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대학도 10년 후에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에요. 변하지 않는 대학들은 도태될 것이란 게 제 생각입니다. 지금부터 ‘1학과 1기업 창업’과‘ 전교생 창업학교 이수’를 통해 창업선도대학으로 그 위상을 공고히 다져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시내버스 철학’입니다. 요점을 말한다면 ‘제 아무리 만원 버스라도 앉아가는 사람이 있고, 종점에서 탔다고 반드시 앉아가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 좌절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 본인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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