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회, 대전도시公 분리발주 규정 준수 노력 답변 얻어내
창원시 이어 대전서도 쾌거…지자체 규정 준수 위한 밑거름

시설공사업계가 단합된 힘으로 전문시공분야의 업역을 수호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최근 갑천지구 아파트 건설사업을 통합발주해 물의를 빚었던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는 시설공사업계가 대규모 궐기대회를 예고하는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서자 분리발주에 준하는 수준에서 전문시공업계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전도시공사는 박남일 사장과 박희근 전기공사협회 대전시회장, 홍순철 정보통신공사협회 대전·세종·충남도회장이 17일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 발주된 갑천지구 아파트 건설사업에 전문시공업체가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서 박 사장은 최종 낙찰자가 결정된 뒤 낙찰자에게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 공사를 지방계약법과 동일한 방식으로 발주하게끔 조치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미 발주된 입찰공고는 유지하겠지만, 시설공사업체가 분리발주와 같은 조건에서 하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대전도시공사 차원에서 나서겠다는 얘기다.

전기공사협회 대전시회와 정보통신공사협회 대전·세종·충남도회는 같은 날 권선택 대전시장을 만나 분리발주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권 시장은 이날 면담을 통해 분리발주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차후 공사 발주시 분리발주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총 317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갑천지구 3블록 아파트 건설공사는 1780세대 규모의 대규모 사업으로, 전기공사 262억원, 정보통신공사 143억원, 소방시설공사 161억원 정도로 추진돼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대전도시공사는 이번 사업을 발주하며 기본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을 선택, 건축과 전기‧통신‧소방 공사 등을 통합시공토록 했다. 전기공사업법과 정보통신공사업법에서는 해당 공종의 사업을 분리발주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대전광역시 조례에서는 소방시설공사의 분리발주 조항이 담겼다. 사실상 규정을 무시한채 대형건설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

실제로 이번 사업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결과 한화건설 컨소시엄과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전문시공업체들은 입찰에 참가할 수 없게 된 것.

이 경우 사실상 시설공사업체들은 낙찰 받은 대기업의 하청업체 수준으로 전락, 최저가 입찰로 제대로 된 사업비를 받지 못한 채 울며 겨자먹기로 공사를 수행해야 한다. 품질시공은 물론 현장에서의 안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대전도시공사가 낙찰자로 하여금 지방계약법과 동일한 조건으로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 공사를 공개경쟁입찰토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분리발주했을때와 같은 조건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갑천지구 아파트 통합발주 사례는 시설공사업계의 단합으로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 12일 장철호 전기공사협회장, 문창수 정보통신공사협회장, 최영웅 소방시설협회장, 이상일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등 시설공사단체연합회 소속 4개 단체장은 긴급 회동을 갖고 대전도시공사의 발주방식이 개선될 때까지 총력을 다해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당초 시설공사업단체 연합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분리발주 수호 결의를 다진다는 방침이었으나, 집회를 앞두고 대전도시공사가 업계 먹거리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취소됐다.

한편 최근 창원시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업계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창원마산야구장 건설을 기술제안입찰로 실시, 분리발주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전기공사협회 경남도회는 지난달 창원시청 앞에서 약 250여명의 전기인이 참석한 가운데 창원마산야구장 분리발주 관철을 위한 집회를 실시, 분리발주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창원시의 답변을 얻어냈다.

이 같은 일련의 사례는 분리발주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일부 지자체의 규정 준수를 위한 밑거름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대전시회와 박남일 사장의 면담에서 지역 내 시설공사업체들이 최대한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앞으로 규정에 벗어나지 않는 한 업계와 의견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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