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기기계부품산업은 산업의 특성상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 안전성 및 신뢰성에 대한 장기간의 검증과 구체적인 인증이 필수적이다. 단기간에 경쟁력 확보가 어렵고, 많은 부품들의 경우 수요에 한계가 있으며, 시장규모가 작다. 전기기계부품산업은 핵심 자본재산업으로서 전기기계산업과 수요산업의 질적인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우리 전기기계부품산업의 생산은 2014년 약 57조에 달해 2010년 이후 연평균 3.2%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국내 전체부품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전기기계부품산업은 자동차부품, 전자부품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비중이 더욱 높은 영세한 구조이다. 수출액이 2015년 245억 달러, 수입액이 142억 달러를 기록하여 흑자규모가 103억 달러로 나타났으나 역시 자동차부품, 전자부품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주요 수입품목은 전기공급 및 전기제어장치 54억 달러, 전동기·발전기·전기변환장치 44억 달러 등의 순이다. 대 중국 수입비중이 2015년 61억 달러를 기록하여 전기기계부품 전체수입의 42.6%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기능 핵심부품류의 경우 일본, 독일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전기기계부품산업의 글로벌 환경 변화를 보면, 우리에게 수출 확대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전기기계부품산업의 신시장 및 교체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직류 송배전시스템, 전력저장시스템, 전력반도체 기술발전 등에 따른 부품분야의 신사업 기회가 있다. 또한 선진국의 기존 설비 교체수요도 기대된다.

우리 전기기계부품업계는 글로벌 기회를 어떻게 선점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산업의 융복합화 추세에 적극 대응해 신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건설·철도 등 전기기계부품과 접목가능한 다변화된 핵심 미래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전기기계부품분야와의 상호의존성이 높은 기술을 중심으로 산학연 네트위킹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업계의 빅데이터 활용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빅데이터 활용 능력은 향후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관련정책 추진에 있어서 기계부품산업내 업종간 기업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그 간 무차별적이고 획일적인 지원방식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부품산업 내에서도 기업들의 역량, 국내외 수요변화에 대한 대응능력 등 업종간 기업간 차이가 있다. 지원방식에서 기업군과 업종의 성장추이 및 특성에 따라 품목별로 다양한 접근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단절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 연계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핵심소재부품을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 소재/부품/완제품 업체 간 긴밀한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소재・부품 강국인 일본은 특유의 각 단계들이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상호의존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전기기계부품의 신뢰성이 중요한데, 신뢰성이란 부품이나 완제품의 최초 품질수준을 목표수명기간 동안 만족스럽게 유지할 수 있는 특성이다. 전기기계부품산업은 제품선정 요건에 있어서 타 부품산업에 비해 신뢰성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지난 9월 경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내진성이 강화된 전기기계부품 개발이 시급하다. 전기기계부품산업은 전력사고 시 계통에 관계되는 전체 또는 광범위한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기술발전에 따른 전기기계부품 시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뢰성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

친환경 기술개발에 따른 수요확산에 대응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전기기계부품산업 분야에도 환경규제가 글로벌 차원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저탄소 규제를 배경으로 전기기계부품기술을 그린화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기기계부품산업의 핵심 기술 및 노하우는 생산 현장 및 산업계 인력에 체화되어 있는 부분이 많다. 앞으로 이를 문서로 체계화하고 이론화하여 공통기반 분야에 대해서는 상호 공유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전기기계부품관련 산학연이 상호 협력하여 기술 및 노하우를 이론화․체계화한다면 국내 전기기계부품산업의 기술축적 및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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