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남성기전(주) 대표이사
최전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남성기전(주) 대표이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서민들의 생계를 꾸려가는 삶의 수단인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소위 금수저를 들고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좋은 일자리 구하고 부와 명예를 갖추어 출세하는 것이 누구나 바라는 신분상승의 척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를 달성하고자 일자리 구하기에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가.

하지만 단순한 일자리 부족보다 미스매칭에 대해 말하고 싶다. 요즈음 구인구직 이야기를 들어보면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기업은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는 이른바 미스매칭현상을 없애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우리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크나큰 숙제다. 일자리는 부족한 데도 소위 3D업종으로 불리는 수많은 일자리들이 청년들에게 외면 받는 현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청년실업과 고용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과 근무환경 차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대기업에 비해 60%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도 더 많은 시간을 일한다. 이런 바람직스럽지 못한 환경에서 청년들은 스펙을 높여 몇년 손해보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더 좋은 직장을 쳐다보는 것이다.

‘9988’이란 말이 있다. 기업체의 수로는 대기업이 1%,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기업에 12%, 중소기업에 88%가 고용돼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구조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단어다.

통계청발표에 따르면 2016년 5월 현재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15세이상 29세미만)은 9.7%로 그 인원은 43만4000명이다. 반면 외국인의 경우 전체 취업자(2015년 10월, 통계청) 93만8000명을 직업별로 구분해보면 기능원·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37만6000명, 단순노무종사자 29만8000명, 서비스·판매종사자 10만6000명, 관리자·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10만3000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관리자·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3D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관리자·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중에는 외국어 회화 지도 종사자가 많을 것으로 보여 우리 청년실업자가 외국인 근로자를 대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 청년실업자가 외국인 노동자를 반만 대신한다면 상당한 취업률의 상승으로 이어져 청년실업률 문제는 해소되고 한국경제가 성장의 본궤도에 올라설 수 있지 않을까?

일자리 창출과 고용문제는 선·후진국처럼 국가 발전 여부와 상관없이, 시대를 초월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인 공자도 56세에 여러나라를 주유하며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널리 알리지만 송나라, 위나라 등 여러 국가에서 쫓겨나는 등 인정받지 못했다. 그 결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고향인 노나라로 돌아와 교육활동에 몰두했다.

논어 예기편의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에 맞춰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친구가 먼 곳에서 나를 찾아준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주위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군자답지 않겠는가)”란 문구를 보면 공자도 구직활동의 뜻을 이루지 못했고, 거기에서 오는 화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려는 그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직장’과 ‘나쁜 직장’을 구분 짓는 천편일률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할 뿐 아니라, 무작정 대기업을 고집하기 보다는 자신의 소질과 능력을 면밀하게 평가해 보고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지와 미래의 창조가 가능한지를 그려보고 성공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일자리를 선택할 때 근무조건과 환경이 다소 불리하더라도 적성과 소질에 맞는 일이라면 한 번 부딪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거기에는 자기가 추구하는 바가 있을 지도 모르니까.

반면 기업가들은 꿈 많고 하고 싶은 일들도 많은 젊은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근무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줘야한다. 그리고 젊은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노력을 조금 더 비싼 값을 치르고 라도 한번 채용을 고려해 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의 단체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기에 더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게는 세재 상의 혜택과 공공기관 입찰 시 가점을 주는 방안을 생각해 보고, 청년들은 자신의 눈높이를 한 단계만 낮춰 미래 꿈을 잠깐 유보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노력들이 오늘의 어려운 경제현실을 감안, 미래의 창조를 위한 힘찬 도약의 준비단계가 아닐까.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청년들은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실업률은 줄어들게 되고 사회적인 불안요소도 상당히 해결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바는 크다.

청년들이여! 미래를 향한 통큰 마음의 양보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충고를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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